[한스경제/남성현 서울대 교수] 올여름은 유난히 무덥다. 점점 더 심해진다. 그래도 태풍이 오면 비가 더위를 좀 식혀주기도 했는데, 이제 그런 ‘효자 태풍’도 보이지 않는다. 기후과학자들의 오랜 경고가 현실화하기 시작한 지 오래다.폭염과 열대야가 오래 지속되니 처서도 무색해졌다. 특히 올해는 제주, 강릉 등 해안 도시들의 폭염일수가 급증했는데, 바닷물로 둘러싸인 국토에 살면서 이런 변화를 예상하지 못했다면 곤란하다. 온대 바다였던 우리 주변은 점점 아열대 바다로 바뀌며,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빠르게 온난화 중이기 때문이다.약 13억
[한스경제/ 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 소장] 지난 3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공시 규칙이 확정됐다. 비로소 글로벌 3대 ESG 정보공시기준(ISSB, ESRS, SEC)의 표준화와 의무화가 본궤도에 올라선 것이다. 기업규모 등에 따라 순차적으로 의무화될 예정이다. 물론, 국제적 ESG 공시기준이 곧바로 국내기업들에 적용되진 않는다. 국내의 경우 당초 계획대로라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자산총액 2조원이상 기업은 내년부터 ESG 정보를 공시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는 도입 시점을 ‘2026년 이후’로 미
[한스경제/ 방효창 두원공대 교수] 고양시 덕이동 1만여 세대가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에는 데이터센터(Data Center, DC) 건설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어지럽게 부착되어 있고, 주민들은 1년 넘게 각종 민원과 소송을 진행하며 반대하고 있다. 대규모 주거 밀집 지역에 초고압 송전선이 지상과 지하를 관통하고, DC에서 뿜어내는 엄청난 전자파와 열섬 현상에 직면한다면 주민들의 반대는 당연해 보인다. 잠시 잠잠해지기는 했으나 DC 건설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규모의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국내에 운영되고
[한스경제/ 김연명 중앙대 교수] 국민연금같은 공적연금기금의 ESG 투자는 글로벌 패러다임이 된 지 오래다. 우리나라도 2018년 뒤늦게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되면서 의결권 행사 및 배당 관련 기업과의 대화 등에 머물던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 범위가 임원 보수, 법령상 위반 그리고 ESG 등으로 확대되었다. 2019년에 국민연금은 ‘국민연금기금 책임투자원칙’을 제정하여 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을 고려한 책임투자를 명문화하였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 ‘2022년 수탁자책임활동보고서’에 의하면 국민연금이 투자한 954개 상장
[한스경제/ 이우종 서울대 교수] 금융위원회는 2022년 한국회계기준원 내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orea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 이하 KSSB)를 설립하였고, KSSB는 2024년 4월말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공개 초안을 발표하였다. 금융위원회는 상장사 공시의무화 시점을 2026년 이후로 추진하고 있다. 출제기준을 이해해야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처럼, 공시기준의 제정철학을 이해하는 것은 효과적인 ESG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데 필수적이다. 오늘 현재까지 기업들이 공시해온 지속가
[한스경제/ 이찬규 중앙대 부총장] 아버지 : 요즘 회사에서 신입직원들에게 식사를 같이 하자고 하면 반기지 않는 것 같아. 왜 그러지? 아들 : 솔직히 말해서 요즘 젊은 사람들은 사석에서 나이 드신 분들과 이야기 하는 자체를 부담스러워 해요. 그 분들과는 생각이나 행동 방식이 너무 달라 이야기를 하다보면 많이 불편하고, 굳이 그걸 감수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지요.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 중 세대 간 소통 단절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통합위원회(지표와 데이터로 본 세대갈등 이슈페이퍼, 2024.3.19)가 조사
[한스경제/ 조명래 석좌교수] 지구촌 곳곳에서 극한 기후현상이 빈발하고 있다. 방어전략을 더욱 공고히 하지 않으면 파리기후협약의 ‘1.5도’ 저지선은 곧 뚫릴 것 같다. 1.5도 목표 달성을 위한 기후행동으로 유엔이 제시한 게 ‘탄소중립’이다. 악화일로의 기후위기를 누그러뜨리려 인류가 취해야 할 최소한의 조치가 ‘탄소중립’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는 탄소에너지에 기반한 경제구조와 사회 시스템을 왕창 뜯어고쳐야 가능한 ‘최대한의 조치’이기도 하다. 이는 탄소중립의 딜레마다. 역설적으로 이 딜레마는 자연의 도움으로 풀어야 할 것 같다.
[한스경제/ 김도현 변호사] ESG는 이슈의 분쟁화 측면에서 변호사에게 매력적인 분야이다. 환경 이슈와 같이 사고 발생 시 사고에 대한 사후 해결이 강조되는 분야와 지배구조 이슈와 같이 제도의 개선과 예방적 측면이 강조되는 분야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둘 중 후자, 즉 예방적 측면에 더 큰 관심이 있다. 2024년 상반기에 가장 관심을 끈 이슈는 바로 밸류업 프로그램이었다. 밸류업 프로그램이란 기업이 그 기업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계획을 의미하는데, 구체적으로 기업이 가치를 제고하는데 중요한 핵심지표를 선정하여 중장기적인 목
[한스경제=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 소장]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ESG에 대한 속도조절론에도 불구하고, ESG 경영이 공시기준을 앞세워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서고 있다. 글로벌 ESG 3대 공시기준을 비롯한 탄소세, 탄소배출권,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공급망실사지침(CSDDD), 택소노미, ISO인증, RE100, 그린워싱 등 다양한 기준과 규제가 오랜 과정의 논의단계를 거쳐 제도화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ESG를 제도와 규제로만 보는 시각은 대단히 우려스럽다. 상당수 기업이 ESG 가치인 지속가능성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한스경제/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팀장] 2020년 UN에서 발간한 세계물개발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유발된 수문학적 변화로 인해 세계 여러 지역에서 수자원의 지속가능한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앞으로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당연히 향유해야 할 식수와 위생에 대한 기본 인권이 위협당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실제로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2018년 약 23억 명의 사람들이 물 스트레스를 받는 국가에 살고 있다. 36억 명의 사람들이 매년 최소 한 달 동안 물에 대한 접근이 부족했으며, 이렇게 물 부족으로 고
[한스경제/ 김선애 국민대 연구교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관련 생태계 형성도 역동적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기후변화는 원인과 결과 간의 시간적 간격이 여러 세대에 걸칠 정도로 커서 우리가 직접적으로 느끼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문제를 간과하거나 그 문제에 대한 대응 시도를 차일피일 미루게 된다. 감축비용은 현재에 발생하지만, 그 혜택은 미래에 발생한다는 점도 그 이유 중 하나이다. 이미 1990년대부터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글로벌 차원의 논의가 시작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온실가스
[한스경제/ 송재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우리나라가 당면한 매우 심각한 문제다. 여러 위기 가운데 영향 범위나 규모 면에서 봐도 그렇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미래 인구 전망인 장래인구추계를 살펴보면 해가 지날수록 인구 감소 속도가 빨라지는 것으로 예측된다. 즉, 인구 감소가 전통 가치관 및 사회, 경제 환경 변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당초 전망보다 빨라졌으며, 향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처음 발생했으며, 2021
[한스경제/ 이호근 대덕대 교수] 전기차 시장이 암울하다. 우상향으로 급성장이 예상되던 판매가 보합세를 보이는 듯하다. 현대·기아를 비롯한 전통적인 자동차회사들은 실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현대·기아가 전기차 판매로 얻는 수익은 차 한 대당 1000달러 미만이다. GM이나 포드의 경우도 2500~4000달러 정도이다. 테슬라만 유일하게 1만달러 가까이 수익을 보고 있다. 4개 차종으로 180만대 가량을 팔고 있으니 규모의 경제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막대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전기차 판매가 다소 부진한 지난해에도 현대·기아는
[한스경제/ 방효창 두원공과대학교 교수] 지난 5월 7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존 국내 복귀 기업(리쇼어링, reshoring) 정책에서 그 대상 기준을 자본 리쇼어링 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유턴 지원전략 2.0'을 발표하였다. 미·중 무역 분쟁 심화, 자국 이익 중심의 공급망 재편 등으로 일부 해외 사업장의 경제성 악화와 첨단산업의 오프쇼어링(offshoring) 현상이 겹쳐서 나타나고 있어, 이에 대한 첨단산업의 국내 거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더구나 국내 기업이 해외 사업장에서 내는 현지 법인세와 국내 법인
[한스경제=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 소장] 지난 4월 말 국내 ESG 공시기준 초안이 발표됐다. 이는 글로벌 3대 ESG 공시기준인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EU의 ‘기업 지속가능성 공시기준(ESRS)’,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 공시규칙’이 이미 확정된 가운데 초안에 대한 의견수렴 기간에 들어간 것으로 많이 늦은 감이 있다. 이번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 공시기준 공개 초안은 ISSB 기준을 기반으로 한다. EU, 미국 등 주요국의 ESG 공시기준과의 상호 운용성을 갖추고,
[한스경제/ 곽상언 22대 국회의원 당선인] 국가는 전기 정책을 중심으로 모든 에너지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이때, 국가는 마땅히 ‘삶의 기본조건이 균등한 세상’에 가까워지도록 설계할 의무가 있다. 모든 국민이 에너지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모든 국민이 ‘생존에 필요한 만큼’ 에너지를 쉽게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에너지 정책은 그러지 못했다. 삶의 기본조건인 균등한 세상이 아니라 ‘불균등’한 세상을 향해 설계되었고, 그것도 모든 국민이 ‘생존에 필요한 만큼’ 쉽게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이 아닌, 국민의 ‘생존을
[한스경제/ 조명래 단국대 석좌교수]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이하, 분산에너지법)이 오는 6월 14일부터 시행된다. 탄소중립의 걸음을 재촉하는 데 동법의 시행이 도움이 될 것이다. 탄소중립은 배출 탄소의 최대 감축과 제거로 순배출을 제로로 만드는 것을 가리킨다. 이를 가능케 하는 핵심 기제는 ‘에너지 전환’이다. 주 에너지를 화석연료에서 재생(가능)에너지로 바꾸는 것을 에너지 전환이라 한다. 주 에너지를 바꾼다는 것은, 몸에 비유하면, 육식 대신 채식 중심으로 섭생하여 건강 체질을 회복하는 것을 뜻한다. 자연의 에너지로서 재생에너지는
[한스경제=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 소장] 기업의 환경적 건전성, 사회적 책임성,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표방하는 ESG는 철저히 투자자 입장을 고려한 용어다. 이런 의도로 2004년 유엔의 ‘글로벌 콤팩트’에 담긴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환경(E), 사회(S), 거버넌스(G)의 3대 비재무적 요소가 2006년 유엔이 제정한 책임투자원칙(PRI)에 도입됐다. 총 6개 항목으로 이뤄진 PRI 책임투자원칙은 2020년 들어서 ‘유니버설 오너(Universal Owner)’로 불리는 블랙록,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대형 투자사들이 기업투자의
[한스경제/ 정철의 국립안동대 교수] 인류는 백만 년 전 아프리카 초원을 벗어나 비옥한 하천변에 자리를 잡으면서 농업을 시작했다. 1만 년 전 시작된 농업혁명은 인류가 더 이상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한 수렵 채취 및 유랑생활을 하지 않아도 될 기반을 마련해 주었고 이후 인류는 육지 대부분을 점유하여 도시와 문명을 만들어 왔다. 그리고 18세기 산업혁명, 농업, 백신 등 의료 분야의 발전을 거치면서 인류는 지구의 가장 강력한 지배자가 되었다. 야생동식물과 공유하였던 자연을 인류를 부양하기 위한 생산자원으로 인식하면서 대규모의 서식처 조
[한스경제/ 이찬규 중앙대 교수] ‘그 사람 멋있어’, ‘착한 사람이야’, ‘바른 사람이지’ 이 세 가지 평가 속에 ‘진(眞, truth)•선(善, goodness)•미(美, beauty)’가 들어 있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1위, 2위, 3위를 가를 때 사용하는 말로 널리 알려진 ‘진•선•미’에 대한 개념은 아리스토텔레스 시기부터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분되는 정신 세계의 유형으로 탐구되어 왔다. 그리스 시대에는 ‘진’과 ‘선’만이 인간의 고유한 정신 가치로 여겨졌지만 그 이후 논란을 거듭하다가 1837년 칸트 철학을 소개한 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