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중심, 국가별 차별화 전략 추진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신한은행이 국가별 차별화 전략을 통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리딩뱅크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다.
특히 중국법인의 경우, 현지 경제 침체와 자산 건전성 악화 등으로 4대 시중은행 모두 지난해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상황에서 신한은행은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등, 주요 동남아시아 3개국과 함께 카자흐스탄·일본·유럽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와 대륙에서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며 '나홀로 성장'에 성공했다.
◆ 신한은행, 4대 시중은행 中 유일 플러스 성장
은행별 반기보고서 따르면, 2024년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의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총 3737억 4400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5920억 3600만원)와 비교해 36.87%가 감소했다.
은행별 실적을 살펴보면, 신한은행만이 유일한 플러스 경영을 펼쳤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2962억 4400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600억 2000만원)보다 13.93%가 증가했다.
최근 중국은 경제 둔화 및 미국과의 갈등 장기화로 인해 국내 기업의 중국 이탈이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중국 인민은행의 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 이익 감소 등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감소한 실적(2023년 상반기 302억 4900만원→2024년 상반기 21억 8900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을 제외한 곳에서는 실적 오름세를 이어갔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이 121억 89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21.25%가 급증했으며, 신한카자흐스탄은행(481억 9500만원·지난해 동기 대비 113%↑)과 신한캄보디아은행(85억 800만원·지난해 대비 66.72%↑)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이와함께 일본 SBJ은행(714억 5100만원·지난해 대비 16.69%↑), 신한베트남은행(1412억 7700만원·지난해 대비 12.11%↑)의 당기순이익 역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의 상반기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우리은행(944억 3600만원·지난해 대비 32.66%↓·중국법인 60.79%↓) △하나은행(705억 9000만원·지난해 대비 9.23%↓·중국법인 72.23%↓) △KB국민은행(875억 2600만원 순손실·적자전환·중국법인 65.77%↓) 등으로 모두 지난해 동기 대비 감소했다.
◆ 2030년 글로벌 이익 비중 40% 목표…건전성 중심 국가별 차별화 전략
신한은행은 국가별 환경분석에 기초한 차별화된 성장 전략을 통해 손익을 극대화하고,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로 외연 확장을 통해 2030년에는 글로벌 이익기여도 4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신한은행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이에 따른 공급망 붕괴, 미국 금리인하 가능성 등, 대내외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해외점포가 현지에서 독자적으로 생존하고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독립경영체계로 자리 잡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국가별 사업전략 수립 및 영업추진 등 비즈니스 관련 자율성은 현지에 최대한 보장하면서 규제사항 준수 등 현지 경영환경에 맞는 국외점포 운영체계를 구축하고, 고도화하는 부분에 대해 관리 및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더불어 컴플라이언스 등 국외점포 내부 관리에 대한 현지 감독당국의 요구 수준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선제적 관리체계 구축과 함께 현지 우수 전문인력 확보 및 관련 조직 구성에 대해 지속적인 점검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국가별 차별화 성장 전략을 보면, 베트남이나 일본 등 시장 지배력을 어느 정도 확보한 국가에 대해서는 이익이여금을 활용한 외형 확장에 주력하고, 북미이나 동유럽 등 공급망 재편 수혜 지역에서는 영업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기업투자금융(CIB)을 활용해 수익 극대화에 매진하고 있다.
일본 해외법인인 SBJ은행은 디지털·ICT 전문 자회사인 SBJ DNX를 설립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SBJ DNX는 신한은행 해외법인이 현지에 설립하는 최초의 자회사로, DNX는 'Digital·Decoupling, New·Network, eXperience·Transformation'의 의미를 담아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 가능한 혁신 기업’을 뜻한다.
SBJ DNX는 일본 금융 회사인 도쿄 키라보시 파이낸셜 그룹이 설립하고 있는 디지털 전문은행에 클라우드 뱅킹 시스템을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SBJ DNX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기반으로 다양한 플랫폼과 연계하는 BaaS(Banking as a Service)형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으며, 도쿄 키라보시 파이낸셜 그룹은 SBJ DNX로부터 클라우드뱅킹 시스템을 도입한 디지털 전문은행 UI 뱅크를 출범했다.
베트남 시장에서는 디지털 사업 전담 추진 조직인 'Future Bank Group'을 출범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의 ‘Future Bank Group’은 ‘Bank In Bank(B.I.B)’ 형태의 독립 조직으로 설립돼 독자적인 권한을 부여받았으며 디지털전략본부·B.I.B사업단·ICT본부 등으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금융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 디지털을 활용한 리테일 사업 부문 강화로 베트남 현지에서 디지털 뱅크로서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비전을 실천하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잘로(ZALO) △모모(MoMo) △브이엔페이(VNPAY) △페이유(PAYOO) 등, 메이저 핀테크와의 지속적인 제휴 및 서비스 출시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흥국(이머징마켓) 아시아 지역에서는 디지털 기반 리테일 시장 참여를 확대하고 지분투자 방식의 차별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탄탄한 경영관리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지속하는 동시에 합작법인(JV) 설립과 지분 취득 등 글로벌 투자중심의 비유기적(Inorganic) 성장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 인도 시장 확대를 위해 인도 NBFC(비은행 금융회사)시장 내 학자금대출 1위 기업인 'HDFC Credila Financial Services Ltd.(Credila)'와 지분인수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인도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는 국내 시중은행 중 최초 사례로, 인도 시장 리테일 대출 분야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Credila에 현지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파트너사들과 공동 투자해 신한은행 인도본부의 금융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동시에 다양한 협업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국가별 환경분석에 기반한 차별적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세계 20개국 166개 네트워크를 통해 각 국가별 지역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하고, 다양한 글로벌 사업영역을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