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메로나./빙그레 제공.
식물성 메로나./빙그레 제공.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올해 역대급 무더위로 호황을 맞은 빙과업계가 식물성 원료를 쓴 제품을 내세워 시장 선점에 섰다. 최근 건강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른 만큼 식물성 원료를 사용해 해외 시장 공략에도 주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세계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0조원 수준에서 2028년 157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빙과업체의 아이스크림 수출액은 9309만달러(약 1286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빙과 시장은 약 2조원대 규모에서 정체돼 있는 것과 달리 세계적으로는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업계는 저칼로리 제품 인기가 이어지면서 식물성 제품도 인기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롯데웰푸드의 제로 '스크류바' '죠스바' '씨없는수박바'는 출시 후 4개월 간 3000만개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인기를 얻었다.

제로칼로리 '스크류바' '죠스바'./롯데웰푸드 제공.
제로칼로리 '스크류바' '죠스바'./롯데웰푸드 제공.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28일 기준 제로칼로리 아이스크림 제품은 누적판매량은 4100만개를 넘어섰다”라며 “신제품인데 반응이 매우 좋다”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식물성 재료를 사용하는 제품도 늘리는 추세다. 유성분이 포함된 아이스크림은 수출 시 여러 통관 장벽의 제약을 받지만 식물성의 경우 통관 장벽이 낮아 해외 진출에 유리하다.

빙그레는 지난해부터 '식물성 메로나'를 수출 전용 상품으로 유럽 지역에 판매하고 있다. 올해 식물성 메로나의 상반기 유럽 지역 매출액은 지난해 매출액의 3배를 뛰어넘는다는 설명이다. 식물성 메로나의 메인스트림 채널 입점과 아시안 마트 체인 내 높은 인기가 급격한 매출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하반기부터는 동유럽과 북유럽 지역으로도 넓혀 메로나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빙그레는 유럽 시장에 이어 호주 시장에서도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울워스(Woolworths), 콜스(Coles) 등 호주의 메인스트림 채널에 식물성 메로나가 입점됐다. 올해 말에는 코스트코(Costco)에 멜론, 망고, 코코넛 맛으로 구성된 팩 단위 메로나 제품이 입점할 예정으로 메로나의 호주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지난 4월 캐나다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던 메로나의 무역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메로나 대신 식물성 메로나로 대체해 수출하기도 했다. 빙그레는 식물성 메로나로 7월부터 캐나다 현지 메인스트림 시장에서 메로나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웰푸드 역시 지난 2021년부터 '나뚜루'로 국내 최초 비건 인증 아이스크림을 선보인 바 있다. 매달 리뉴얼된 '나뚜루 비건' 제품을 선보이며 아이스크림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롯데웰푸드는 인도에서 빙과 자회사 하브모어를 운영 중이다. 최근 자회사인 롯데 인디아(LOTTE India)와 하브모어를 합병해 인도 현지에 통합 법인을 출범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브모어는 지난해 1656억원 매출을 올리며 인도 서부 지역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약 700억원을 투자한 하브모어의 새로운 빙과 생산시설도 올해 가동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로 칼로리 아이스크림은 지속적으로 잘 팔리고 있고 식물성 아이스크림의 경우 해외 수출 장벽이 낮은데다 현지 수요가 높아 관련 제품군이 더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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