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묵묵히 때를 기다렸던 프로 8년 차 한수진(25)이 GS칼텍스의 주전 리베로로 활약을 예고했다.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의 이영택 감독과 주장 유서연은 28일 가평 클럽하우스에서 가진 미디어데이에서 새 시즌에 기대되는 선수로 한수진을 꼽았다.
한수진은 2017-2018시즌 신인선수 드래프트 전체 1라운드 1순위로 GS 칼텍스에 지명되며 큰 기대를 받았다. 165㎝의 작은 키에도 전체 1번으로 지명됐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작은 신장은 프로 데뷔 후 그의 발목을 잡았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장점은 오히려 애매한 선수라는 안 좋은 영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한수진은 리베로로 자리 잡고, 견뎌내며 기회를 기다렸다.
묵묵히 기다리던 한수진에게 기회를 잡았다. 지난 시즌까지 주전 리베로였던 한다혜가 페퍼저축은행으로 떠나면서 주전 리베로의 자리가 왔다. 그는 여름 훈련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약점으로 지적받은 리시브 훈련에 온 힘을 쏟았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한수진이 비시즌 내내 모든 야간 훈련에 자발적으로 나섰다. 쉬는 걸 못 봤다”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한수진은 주전으로 뛰게 될 첫 시즌에 관해 “마음가짐이 그 전과는 확실히 다르다. 해야 하는 부분이니까 자연스레 책임감도 더 생겼다. 또한 갑자기 고참이 되다 보니 책임감도 더 커졌다”고 밝혔다.
이 감독이 “한수진은 그간 보여줄 기회가 없었던 것뿐이다”라며 치켜세운 것에 대해서는 “잘 됐을 때, 그렇지 않을 때도 감독님께서 계속 기다려주셔서 편하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야간 훈련은 꾸준히 하는 것이 맞다. 저로서 제대로 할 수 있는 기회는 처음이다. 남들보다 더 많이 훈련하려고 노력한다”고 힘주었다. 한수진의 훈련을 돕던 한 코치는 몸무게가 8kg 정도 빠졌을 정도다.
한수진의 훈련 파트너는 박우철 코치와 아보 키요시 코치다. 올 시즌 남자부 KB손해보험에서 GS칼텍스로 합류한 박 코치는 한수진의 리시브 훈련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한수진이 “서브를 더 세게 때려달라”는 요구도 전부 들어줬다. 지난 시즌까지 남자부 OK저축은행의 수석 코치를 맡은 바 있는 아보 코치는 섬세함으로 한수진의 발전을 돕고 있다.
한수진은 “선수 생활 동안 경기력 기복이 심한 편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아보 코치와 만나 기복이 줄어든 것 같다”며 “훈련이 정말 섬세하다. 짜임새가 좋다 보니 훈련 강도 또한 세다. 생각보다는 힘든데, 실력이 느는 게 눈으로 보일 정도다. 깨닫는 것이 있다”고 전했다.
올 시즌 GS칼텍스는 코치진부터 선수단까지 큰 변화가 있었고, 우려스럽다는 외부의 평가도 존재한다. 이런 시선에 대해 한수진은 “눈에 보이는 것부터 하나씩 하려고 한다. 훈련한 것이 경기에서도 100% 나왔으면 좋겠다”며 “팬들은 걱정보단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류정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