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인니, 저지대 해안 지역 홍수 위험으로 수도 이전
파푸아뉴기니·인니, 폭우로 인한 홍수·산사태로 다수의 사망자 발생
프란치스코 교황, 기후변화 우려에 전 세계 공동 대응 촉구 예상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시아·태평양 4개국을 순방 길에 나섰다. 순방 기간, 전 세계의 기후변화 공동 대응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시아·태평양 4개국을 순방 길에 나섰다. 순방 기간, 전 세계의 기후변화 공동 대응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해수면상승으로 기후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4개국 순방에 나섰다. 노령임에도 임기 중 최장 기간·거리를 이동하는 이번 순방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전 세계의 공동 대응을 촉구할 예정이다.

AP, 로이터통신 등 복수의 외신은 2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국제공항에서 전용기편으로 아·태 4개국 순방길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도착해 파푸아뉴기니, 동티모르를 거쳐 13일 싱가포르에서 모든 일정을 마치는 12일, 비행 거리만 3만2814km에 달하는 강행군이다. 2013년 즉위한 이후 45번째인 이번 해외 사목 방문은 교황 재위 중 기간과 거리에서 역대 최장이다. 이전까진 2015년 8일 동안 쿠바와 미국을 방문한 것이 가장 긴 여정이었다. 교황은 순방 기간 40개 이상의 행사를 주재할 예정이며, 4개국에서 모두 야외 미사를 집전한다.

오는 12월 88세가 되는 교황에게는 녹록지 않은 시간표다. 그럼에도 이번 순방을 통해 전세계에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릴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연설자로 참석하려다 기관지염으로 취소한 바 있다.

이번에 교황이 순방하는 아·태 4개국은 해수면 상승으로 기후변화 영향이 심각한 곳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주 태평양의 해수면이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서태평양 지역의 강력한 열대 폭풍 발생과 연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해수면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나라다. 교황도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몇 년 내에 집을 옮겨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인구 밀도가 높은 인도네시아 저지대 해안 지역은 침하와 홍수 위험이 처해 있고, 정부는 지난 2022년 수도를 자바섬의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으로 이전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보르네오섬 정글 한가운데 466조루피아(약 40조2100억원)를 투입해 서울 면적 4배 넓이의 새 수도를 건설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국가연구혁신청은 지난 2021년 군도에 있는 115개의 섬이 세기 말 완전히 수장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싱가포르는 세기 말까지 해안 수위가 1m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다.

폭우도 문제로 꼽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온 상승으로 인해 더 빈번하고 강력한 비와 홍수가 발생할 위험을 강조한 적이 있다.

동남아시아와 서태평양 지역은 폭우에 특히 취약하다. 지난 5월 파푸아뉴기니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양의 비로 일어난 산사태로 인해 2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지난 5월과 8월, 폭우가 유발한 홍수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했다.

동티모르는 2021년 50년 만에 최악의 홍수를 겪은 후 기상 이변에 대한 회복력을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티모르 정부는 유엔에 제출한 기후 정책 문서에서 우기에 극심한 강우와 건기 동안 증가하는 가뭄 위험이 식량과 물의 안보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2024년 기후변화 평가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는 세기 말까지 몬순 시즌 동안 강우량이 약 2배로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도 이들 지역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영상 메시지에서 “지구가 열에 잠식됐다”고 표현했다.

교황의 순방 일정에 포함된 모든 국가는 급격히 상승하는 열에 많이 노출돼 있으며, 이는 이미 이 지역 주민의 건강과 경제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싱가포르는 기후 평가에서 온도가 섭씨 35도를 웃도는 날이 세기 말까지 ‘뉴노멀’이 될 수 있으며, 탄소 배출량이 높은 상태를 유지하면 평균 온도가 최대 5도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동티모르 역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해 산호초가 백화현상을 보였고, 어업에 피해를 주면서 경제가 위협받고 있다.

 

신연수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