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태양광, 공급과잉 여파 속 실적 침체기...中 태양광 기업들 웨이퍼 가격 ↑
1분기 적자 한화큐셀, 태양광 사업 수익성 개선될까
중국 태양광 단지. / 연합
중국 태양광 단지. / 연합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중국 태양광 기업들이 공급과잉에 최저점을 찍은 웨이퍼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태양광 패널의 재료격인 '웨이퍼'를 낮은 가격으로 공급해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지만, 공급과잉이 심해지면서 감당할 수 없는 적자에 허덕이기 때문이다. 또 서방이 제재수위를 높여 태양광 업황이 악화되자 이제는 실적 개선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6대 태양광 기업은 올해 상반기 총 145억위안(2조74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중국 태양광 1위 기업인 론지 솔라(Longi Solar)의 순손실만 해도 52억위안(9800억원)이 넘는다. 론지 솔라는 "업계를 저가 경쟁의 수령에서 꺼내겠다"며 N형 G10L 웨이퍼와 N형 G12R 웨이퍼 가격을 각각 1.15위안과 1.3위안으로 4~4.5% 높일 것을 밝혔다. 업계 2위 TCL중환 역시 3종류의 웨이퍼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한화큐셀이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건설 중인 태양광 발전사업 부지 / 한화솔루션
한화큐셀이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건설 중인 태양광 발전사업 부지 / 한화솔루션

국내 업계도 한숨 돌리게 됐다. 올해 전 세계 태양광 수요는 593GW(기가와트)인데 지난해 말 기준 모듈 생산능력은 1154GW로 수요보다 공급이 2배 많아 실적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는 큐셀부문(한화큐셀)은 1분기 영업손실 1853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중국 업체들이 태양광 모듈의 원자재인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등을 낮은 가격에 팔며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모듈까지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판매량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웨이퍼 가격 상승으로 중국산 모듈 가격이 높아지면 시장 원리에 따라 한화큐셀도 상승 조정해야 하겠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

모건스탠리는 태양광 가격이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회복되려면 6~12개월은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태양광 전 밸류체인에서 중국의 점유율이 압도적인 만큼 국내 기업 또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한화큐셀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원자재 가격 변동폭 영향을 줄이기 위해 기업이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있다. 현재 북미에 거설하는 태양광단지 '솔라 허브'는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전 라인(잉곳, 웨이퍼, 셸, 모듈)을 생산한다. 폴리실리콘은 국내 OCI와 협약을 맺어 독립을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군마현 태양광 패널 / 연합
일본 군마현 태양광 패널 / 연합

국내 기업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태양광 제품에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상향하고 동남아시아를 통한 우회 수출에도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 기회가 커지는 상황이다.  IRA에 따라 미국에서 생산한 태양광 제품 수요가 높아지면 현지에 공장을 만들고 있는 한화큐셀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 

현재 미국 시장은 한화큐셀이 가정·산업용 시장서 4·5년간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고 유틸리티용 시장은 우회로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이 막강하다. 

이 관계자는 "가정은 태양광을 가전으로 인식해 이미지와 품질 면에서 좋은 국내 제품을 사용한다. 하지만 유틸리티 시장은 낮은 가격이 주효해 중국의 저가 공세를 이길수가 없다"고 전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내년을 중국 업체들의 반등 시기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업체들은 수익성 저하와 미국·EU 시장 접근 제한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있다"면서도 “중국 태양광 산업은 다운사이클의 마지막 단계로 접어들어 내년에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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