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시총 250대 기업 최대주주 지분율 분석
업계는 20~40%, 학계는 25%를 적정선으로 봐
금융지주사가 평균적으로 낮아...공공재적 성격 때문
국내 시총 250대 기업의 최대주주는 평균 36.1%의 지분율을 기록했다. / 사진=연합뉴스. 
국내 시총 250대 기업의 최대주주는 평균 36.1%의 지분율을 기록했다. /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기업의 최대주주 지분율이 평균 3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율의 적정선이 없는 만큼 1대 주주가 보유한 지분에 대한 의견은 다양했다. 다만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지분율은 기업과 주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4일 <한스경제>가 국내 시총 250대 기업의 최대주주 지분율(2023년 12월 말 기준)을 살펴본 결과, 기업 최대주주들(특수관계인 포함)은 평균 36.1%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금융지주가 가장 낮은 15%를, 식음료업계가 가장 높은 52.4%를 기록했다. 

그밖에 △보험(29.1%) △IT(31.8%) △철강기계(34.9%) △전기전자(36%) △엔터전문서비스(37.6%) △건설조선(38.3%) △제약바이오 △비금융지주사(이하 40.2%) 등은 적정 범위라 말할 수 있는 20~40%의 평균 지분율을 보였다. 

업종별 최대주주 지분율. 
업종별 최대주주 지분율. 

◆ "너무 낮으면 기업은 산으로...높으면 소액주주 소외"

말그대로 최대주주는 기업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투자자다. 투자자는 개인일수도, 법인일수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기업을 설립한 주체가 최대주주인 경우가 많다.  지분이 많을수록 회사 운영권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기 마련이다.  

이런 최대주주 지분율에 대해서는 옳고 그름이 존재하진 않는다. 다만 업계에서는 통상 20~40%를 적당하다고 보고 있다. 

이우종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한스경제>와 통화에서 "학계에서는 25%를 적당하다고 보는 경우도 있다"며 "그러나 절대적인 적정선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지분율이 너무 낮으면 기업이 산으로 갈 수도 있다"며 "너무 높은 경우에는 소액 주주들이 소외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중 최대주주 지분율이 10% 미만일 경우 최대주주가 기업에 대한 지분이 없는 것으로 봤다. 이 교수는 "이럴 경우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할 부분이 없어진다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말했다. 다만 의결권은 다른 방식으로 확보해 행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80% 이상일 경우도 좋지 않다고 봤다. 나머지 20%의 소액주주들 의사 고려 없이 독단적으로 회사를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지닌 영향력이 막강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공적 연금의 경우 정부 입김에 좌우되는 구조기 때문에 이를 통한 기업 지배는 더욱 수월해질수 있는 우려가 있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10% 미만인 기업 목록. 
최대주주 지분율이 10% 미만인 기업 목록. 

◆ '주인 없는 회사'...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회사 

금융지주사들의 경우 최대주주 지분율은 대체로 10% 안팎이었다. 은행이 가진 '공공재'적 성격을 유지하기 위해 최대주주 지분율이 다른 업계에 비해 현저히 낮다. 

금융지주사들의 최대주주는 대체로 국민연금공단이다. 신한지주(7.47%)와 하나금융(7.79%), KB금융(8.3%), 우리금융(9.18%) 등이 포함된다.

DGB금융도 올해 초까지 8% 지분율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였다. 그러나 지난 3월 OK저축은행이 DGB금융지주 지분 9.55%를 보유하며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2019년 10월 이후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로 자리잡고 있었지만, 5여년 만에 1대 주주가 바뀐 것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8%에서 0.22%p 줄어든 7.88%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지주사가 아님에도 한자릿대 최대주주 지분율을 기록한 곳이 있다. KT와 포스코홀딩스 등이다. 이들 역시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이다. 

그러나 KT의 주인은 최근 바뀌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이었지만, 지난 3월 국민연금이 KT 지분 1.02%를 처분하면서 당시 지분율이 8.53%에서 7.51%로 감소했고, 7.89% 지분 소유자였던 현대차그룹이 1대 주주로 올라섰다.

그밖에 네이버(9.3%)와 HLB(9.65%) 등도 낮은 최대주주 지분율을 기록했다.  HLB는 이들 중 유일하게 진양곤 회장이 최대주주였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70%인 기업 목록. 
최대주주 지분율이 70%인 기업 목록. 

◆ 지분율 높은 기업, 대부분 계열사...쌍용씨앤씨는 한앤코 자회사 전환

최대주주 지분율이 90%에 달하는 곳도 있었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편인 기업들은 대부분 지주사의 계열사로, 최대주주는 모기업인 경우가 많았다. 

동원그룹의 사업 지주사인 동원산업은 90.64%로 250대 기업에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가장 높았다. 이는 특수관계인 포함한 지분율로, 회사 내 1대 주주는 부회장인 김남정이다. 지난 2022년 동원엔터프라이즈 합병부터 지분율을 조금씩 늘렸다. 

동원시스템즈도 최대주주 지분율이 83.4%로, 높은 편에 속했다. 동원산업의 소재부문 계열사로, 동원산업이 71.04%를 보유하고 있다.  

시총 규모가 큰 기업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81.8%를 기록했다. 최대주주는 LG화학이다. 지난 2022년 초 LG화학이 이차전지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했다. 당시 LG화학은 물적분할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지분율을 70% 이상 유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쌍용씨앤이(쌍용C&E)는 지난해까지 78.8%의 지분을 보유한 한앤코시맨트홀딩스(한앤코)가 대주주였다. 한앤코는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의 특수목적법인으로, 지난 2월 공개 매수를 시작으로 쌍용C&E의 지분율을 100%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6월 한앤코와 1:0.0260909 비율로 주식교환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쌍용씨앤이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 한앤코의 100% 완전 자회사로 전환됐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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