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포스코와 2039년까지 탄소중립 제품 공급 약속 협의중"
BMW "2026년까지 저탄소 철강 수요 3분의 1로 늘릴 예정"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국내외 시민단체들이 독일 자동차 회사를 상대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포스코의 탈탄소화를 촉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업체들도 공급망의 탈탄소 의지가 확실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기후솔루션은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자사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고자공급망 전반에서 탄소 배출을 저감할 것이며, 저탄소 철강 제품 수급에 대한 의지가 분명하다는 취지의 서한 답장을 받았다고 5일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국제 기후·인권 단체들로 이뤄진 '리드 더 차지(Lead the charge)'는 독일 자동차사들에 "탄소중립을 목표로 한다면 국내 최대 온실가스 배출 기업인 포스코(POSCO)에 저탄소 철강을 촉구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송부한 바 있다.
'리드 더 차지'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기후 측면에서 책임있는 주체가 되도록 독려하는 국제 캠페인이다. 이 일환으로 서한을 전달한 것이다. 범지구적인 기후위기를 대응하기 위해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공급망에서 저탄소 제품 혹은 궁극적으로 탄소 배출이 '0'인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단체는 서한을 통해 "자동차 업계가 전 세계 철강 수요의 약 12%를 차지하고 있다"며 "자동차 회사들은 기후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철강 생산 과정에서 많은 양의 탄소가 배출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자동차 회사의 구매력을 통해 공급망 탈탄소화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동차 회사들의 대표적인 철강 공급업체인 포스코는 한국의 최대 온실가스 배출 기업"이라며 "자동차 회사들이 배출 순 제로의 약속 이행을 위해선 포스코의 탈탄소화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촉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벤츠와 BMW는 "자사의 탄소중립 실현 목표는 분명하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벤츠는 "2039년까지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공급망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모든 철강 공급업체로부터 늦어도 2039년까지는 탄소중립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야심찬 서한'이라는 이름으로 받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미 연간 철강 조달 물량의 84%를 차지하는 공급업체들의 서명을 받았다"며 포스코와도 협의 중이라고 알려왔다.
벤츠의 경우 지난 2022년 탄소중립을 선언한데 이어 지난해 4월 2030년까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80% 줄이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할 뿐 아니라 자동차에 쓰이는 철강도 탈탄소하겠다고 구체적인 목표를 전했다.
특히 스웨덴철강 기업인 사브(SSAB)와 계약을 체결하고 저탄소 철강을 공급받기로 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은 철강으로 만는 차량을 생산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사브는 최근 사브의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브릿(Hybrit)'이 파일럿 단계가 완료되어 상업적 규모로 적용하는 단계를 앞두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포스코의 경우 한국형 수소환원제철인 '하이렉스(HyREX)'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BMW 역시 2030년까지 공급망 전반에 걸쳐 탄소배출량을 40% 저감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서한 답장에서도 "목표 실행 의지가 분명하다"며 "이미 공급업체들과 탄소가 감축된 제품들에 대한 계약을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2026년까지 저탄소 철강 사용을 3분의 1로 늘리기 위해 공급업체와 협력하고 있으며 철강 포트폴리오를 포괄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BMW는 수소와 친환경 전기로만 만든 철강을 공급받기 위해 H2 그린스틸과 잘츠기터 AG와 협약을 맺었다. H2 그린스틸은 2025년부터 뮌헨에 기반을 둔 BMW에 수소와 친환경 전기로만 만든 철강을 공급할 예정이며, 잘츠기터는 2026년부터 저탄소 철강을 BMW에 공급하기로 했다.
기후솔루션 권영민 연구원은 "자동차 회사들은 답장을 통해 포스코와 같은 공급업체들이 저탄소 철강으로 시급히 전환해야자사와 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명확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정라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