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해수면 온도 상승과 따뜻한 대기, 해수면 상승 등이 허리케인 강하게 만들어
강한 허리케인은 평균 강우량 증가로 이어져...홍수 위험 증가
“기후변화 대응 속도 더 높여야”
기후변화가 허리케인, 태풍, 사이클론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평균 강우량도 늘어났으며, 지구 표면 평균 온도가 2도로 오르면 4~5등급의 허리케인 비율이 13%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사진은 허리케인 베릴로 물바다가 된 휴스턴 고속도로. / 사진=연합뉴스
기후변화가 허리케인, 태풍, 사이클론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평균 강우량도 늘어났으며, 지구 표면 평균 온도가 2도로 오르면 4~5등급의 허리케인 비율이 13%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사진은 허리케인 베릴로 물바다가 된 휴스턴 고속도로. /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기후변화가 허리케인, 태풍, 사이클론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표면 평균 온도가 섭씨 1.5도로 오르면 약 10%, 2도 상승 시 13% 더 강해질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대응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BBC는 26일(현지시간) 전 세계적으로 3등급 이상의 강도를 가진 저기압 폭풍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허리케인은 따뜻한 열대 해양에서 발달하는 강력한 폭풍이다. 사이클론이나 태풍으로 불리기도 하며, 이를 통칭해 ‘저기압 폭풍’이라고 한다.

저기압 폭풍은 강한 풍속, 폭우, 그리고 해수면이 단기적으로 상승하는 폭풍 해일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며, 이는 광범위한 피해와 홍수를 초래한다.

허리케인은 최대 지속 풍속에 따라 분류되는데, 최소 풍속이 시속 178km/h(111마일)에 도달하는 주요 허리케인은 3등급으로 분류된다.

허리케인, 태풍, 사이클론은 모두 대기 불안정 현상으로 인해 발생한다. 열대 파동, 뇌우와 구름이 형성되는 저기압이 이에 해당한다.

전 세계적으로 저기압 폭풍의 빈도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증가하지 않았고, 일부 지역에서는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유엔 기후변화 기구인 IPCC에 따르면, 대부분의 저기압 폭풍이 3등급 이상의 강도를 기록하고 있어 최고 풍속에 도달하는 상황이 더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

대서양에서는 허리케인의 ‘급격한 강화’로 인해 그 빈도와 강도도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IPCC는 설명했다. 이 경우 최대 풍속이 빠르게 올라가 더 위험하다.

또 저기압 폭풍의 지구 표면 이동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도 관찰됐다. 이렇게 태풍 속도가 느려지면 특정 지역에 더 많은 비를 뿌릴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발생한 허리케인 하비는 미국 휴스턴에서 느리게 이동하면서 3일 동안 기록적 수준의 비를 쏟아부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저기압 폭풍이 최고 강도에 도달하는 평균 위치가 극지방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IPCC는 밝혔다. 이는 새로운 지역이 허리케인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에서도 허리케인 강도가 증가하면서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IPCC는 “저기압 폭풍으로 인해 평균 강우량과 최대 강우량이 증가했다는 어느 정도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후변화도 허리케인 강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러나 IPCC는 저기압 폭풍이 국지적이고 수명이 짧아 기후변화가 개별 폭풍에 미치는 정확한 영향을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체로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로 해수면 온도가 높아져 폭풍이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게 하며, 풍속을 높일 수 있다.

미국 과학자들이 올해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이 평년보다 더 활발할 것으로 예측한 이유도 해수면 온도 때문이다.

다른 이유는 따뜻한 대기가 꼽혔다. 대기가 따뜻해지면 공중에 수분량이 많아져 폭우를 초래할 수 있다. 기후변화가 허리케인 하비로 인한 폭우를 3배 높였다는 추정도 있다.

해수면 상승도 원인 중 하나다. 극지방 빙하와 빙상이 녹고, 따뜻해진 바다 수위가 상승하면서 폭풍도 덩달아 강해진 것이다.

지역적인 요인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이미 상승한 해수면 위로 폭풍 해일이 발생해 해안 지역의 홍수를 더 악화시킨다는 뜻이다.

일례로 2005년 미국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대규모 홍수를 초래했는데, 이 높이가 1900년대 기후 조건에서보다 15~60% 더 높았을 것으로 IPCC는 추정한다.

IPCC는 “저기압 폭풍과 증가한 강우량은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 때문”이라며 “저기압 폭풍이 더 강해질 가능성이 증가한 것도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것에 어느 정도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편, IPCC는 전 세계적으로 저기압 폭풍으로 인해 강수량이 늘어나고, 최고 풍속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이는 4~5등급의 허리케인이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지구 온도가 상승할수록 이런 변화는 더 극단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IPCC는 “지구 표면 평균 온도가 섭씨 1.5도로 제한되면 저기압 폭풍이 4~5등급에 도달하는 비율이 10% 증가할 수 있다”며 “다만 이 비율은 2도 상승 시 13%, 4도 상승 시 20%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상 기후 현상을 막기 위해 한시라도 빨리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세계 각국이 지난해 약속한 대로 화석연료 사용을 중지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등 대응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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