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 피로감 관망세 지속될 수도"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2024년 상반기 서울을 중심으로 활발했던 부동산 시장이 올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물량은 점점 늘어나는데 거래량은 줄고 있다.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잇따르는 가운데 대출 규제와 집값 상승 등으로 인한 매수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9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12% 올라 27주 연속 상승곡선을 그렸다. 다만 상승폭은 직전 주(0.16%) 보다 줄었다.
또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 결과 서울 아파트 거래량(매매)은 △2월 2651건 △3월 4408건 △4월 4612건 △5월 5129건 △6월 7579건 등을 기록했다. 7월 8872건으로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가 8월 6066건으로 떨어졌다. 9월 거래량은 1312건으로 감소 추세가 확연하다.
부동산원은 "추석 연휴와 가계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거래가 주춤한 가운데 그동안 가격 상승 폭이 컸던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인의 관망 심리가 견고해지며 전주 대비 상승 폭이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또 부동산 정보 애플리케이션 아실에 따르면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2개월 새 7만9781건에서 8만4214건으로 5.5% 증가했다. 이는 서울 아파트 역대 매물 최대치(8만5000건)에 근접한 수준이다.
다만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실제로 23일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량(9월20일 기준) 4만649건으로, 지난해 전체 거래량보다 6600여건 많았다. 이 중 50억원 이상 거래량은 247건으로 최근 10년 이내 가장 많은 수치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2015년 10건에 불과했으나, 해마다 증가하며 2021년 첫 세 자릿수를 돌파한 뒤 지난해 151건을 기록했다. 올해 남은 1분기를 생각하면 300건은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해엔 200억원을 넘긴 아파트도 등장했다. 7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 한남 전용면적 273.41㎡(1층)는 220억원에 팔렸다. 앞선 6월 같은 아파트 전용 273.94㎡(1층)이 200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서울 동작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 A씨는 "추석 연휴가 지나고 결혼, 이사철 등이 겹치면서 보통 이맘 때 바빠지기 시작하는데, 현재 중개업 상황이 예년과 같지 않다"며 "정부의 대출 규제, 주택 공급 감소, 금리 인하로 인한 집값 상승 기대 등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아파트 거래가 줄고 물량이 느는데, 강남과 용산 등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면서 "현금 부자들의 시장 주도는 계속되지만 자금 사정이 녹록지 못한 거래자들은 당분간 관망을 지속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김호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