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가격 정확한 가격 차이 알린 매장 찾기 힘들어
프랜차이즈협회 "비싼 배달 수수료 탓..점주도 피해자"
외식 가격에 지친 소비자들, '집밥' 으로 고개 돌려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외식업체들이 비싸진 배달앱 수수료를 이유로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했으나 소비자들에게 가격 차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햄버거 브랜드 상위 5개 중 이중가격제를 적용하는 업체는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KFC 등 4개다. 이들 매장은 배달 서비스 메뉴 가격은 매장 가격과 상이할 수 있다고 고지했으나 중 정확한 가격 차이를 알린 곳은 찾기 힘들었다.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다른 외식업체들도 마찬가지로 매장 가격과 배달 서비스 가격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 상세한 금액을 알린 곳은 없었다.
예로 롯데리아와 맥도날드의 대표 상품 배달용 가격은 매장보다 각각 1300원 가량 더 비싸다.
신세계푸드에서 운영하는 노브랜드 버거도 이중가격제 도입 대열에 합류한다. 업계에 따르면 노브랜드 버거는 매장 가격보다 배달 가격을 300~600원가량 인상하기로 했다. 배달플랫폼 수수료 부담을 덜기 위해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는 입장이다.
이중가격제는 커피 브랜드에도 도입됐다. 가성비 저가커피로 불리는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는 배달용 커피 가격을 약 500원가량 더 받고 있으나 매장용보다 비싸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배달앱에도 소비자가 이중가격제를 잘 알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도 권고했지만 개선되지 않자 1년 반 만에 재차 권고한 것이다. 프랜차이즈업계는 배달앱에서도 가격이 다르다는 것을 고지하겠다고 밝혔다.
배달 시 매장에서 먹는 것보다 월등히 비싼 가격에도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프랜차이즈협회는 이중가격제 도입 확산에 대해 “점주가 비싼 배달 수수료를 부담하다 보니 이중가격제로 운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점주는 배달앱과 소비자의 약속에 따른 비용을 대신 지불하는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협회는 소비자 배달 주문을 공공 배달앱이나 프랜차이즈 브랜드 자사앱으로 유도하기 위한 캠페인을 준비 중이다. 정부가 공공배달앱 활성화를 위해 배정한 홍보비 지원 예산 총액은 7억5000만원이다. 예산은 통합 공공배달앱 개발과 온·오프라인 광고비·포인트 환급 프로모션 등에 쓰인다. 정부는 전국 22개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15개의 공공배달앱을 대상으로 지원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또 협회 차원에서 배달 공공앱을 만들어 운영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점점 비싸지는 외식 가격에 지친 소비자들은 ‘집밥’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통계청의 온라인쇼핑 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해 1∼7월 온라인 식품 거래액은 27조7896억 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9% 증가한 수치이자 해당 기간 중 역대 최고치다. 가공식품 위주의 음식료품 거래액은 19조4749억원으로 15.4%나 늘었다. 농·축·수산물 거래액은 23.8% 늘어난 7조3147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온라인 식품 거래액이 사상 최초로 5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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